회원 체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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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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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윤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125.184), 작성일 05-03-26 14:23, 조회 5,00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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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원장님 이하 연구원 가족 여러분들.



  원장님께서 써주신 답변글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게 읽어보았습니다.



  엊그제 병원 중환자실에서 밤을 새면서 읽어본 것 같은데, 제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믿는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

 운 것이라는 사실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원장님께 질문을 드리면서 글을 썼을 때가, 사실 저희 아버지께서

 굉장히 위독하실 때였습니다. 폐조직 검사를 받으시다가, 갑자기 출혈이

 심하게 일어나셔서 수술대 위에서 피를 쏟고 의식을 잃으셨을 때라서..

 저나 저희 가족들 모두 엄청나게 정신적 충격을 입었더랬습니다.



  의식없이 침대에 누으셔서, 중환자실로 옮겨가는 아버지 모습을 보면서

 이건 너무 가혹하지 않은건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일로만 여겼었는데, 실제로 제 눈 앞에 펼쳐지니 참 막막했었습

 니다.



  명현반응이 있을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명현반응으로 여기기에는 너무

 심각한 수준으로 안좋아지셔서 믿는다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인간이

 란 존재의 믿음이 이렇게 약해지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절망 속에

 서도 희망만을 봐라봐야하는데 그렇게 마음내기가 어려운 제 자신에 대

 한 반성과 회의도 들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의식을 회복하셔서 일반 병실로 옮기셨습니다. 이

 틀간 의식이 없다시피 중환자실에서 계셔서 아버님 기력이 많이 약해지

 셨지만, 차차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고

 간절하게 소망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이, 아니 제 마음이 어찌 이리도 간사한건지.. 제 자신에 대

 한 후회와 반성이 많이 됩니다. 아직 많이도 부족한 제 자신을 다시금 돌

 아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어서 고맙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요즘에는 원장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이 동시에

 제 마음 속에 자리잡아가고 있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짧은 글

 로나마 표현을 해드리고 싶은데, 재주가 재주인지라 몇 번을 고쳐써도 제

 생각을 표현하기가 힘이 드네요. ^^;



  또 요즘들어, 원장님의 넓으신 마음 씀씀이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원장님을 생각하면, 혼자 있을 때도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떨구곤 하게

 된답니다. 아직 공부가 많이 부족한 저이기에..



 

  아, 저희 아버지 진단결과는 아직까지 나오질 않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폐암이라고 했다가, 어제는 주치의 말을 들어보니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이름도 희한한 병인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정확한 검사가 나와봐야지 알

 수 있다는데.. 병명이 뭐든 간에 이제는 점점 좋아지시겠죠.



  아버지의 병환이 저희 가족을 가르치고 있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서 해

 봅니다. 원장님의 말씀대로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서 가족들 모두가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에서도 희망을 생각하게

 됩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모든 사람들에 대한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2-13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