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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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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옮긴이 이름으로 검색 (218.♡.169.184), 작성일 03-02-07 19:34, 조회 6,98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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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傳 西遊記 ⑧

72가지의 變化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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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3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날도 수보리조사는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단상에서 설법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느닷없이 “오공은 어디 있느냐”고 찾았다. 오공은 스승앞으로 가까이 나가서 꿇어앉아 “오공이 여기 있습니다”고 대답했다.


“너는 요즘 공부가 잘 되느냐, 어떤 수련을 하고 있느냐”고 조사가 물었다. “저는 이제 법성(法性)도 대체로 깨닫게 되었고 축기(蓄氣)가 이루어져 기운의 바탕도 견고해졌습니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법성’이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본성을 뜻하는 것이고 ‘축기’란 단전(丹田)에 기운이 모아졌다는 뜻이다. 단전이란 배꼽밑 세치에 있는 기운자리를 뜻하는 것인데 이곳에 기운이 모아져야만 비로소 수도(修道)의 기초 가 닦였다고 일컬을 수 있다. 단전에 기운을 모으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호흡공법 이외는 없다. 손오공이 스승앞에서 당당하게 수련상태를 말하는 것을 들은 다른 제자들은 귀를 의심했다. 그야말로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수보리조사는 말했다. “오공아,‘법성’도 깨닫고 ‘축기’가 잘 됐다니 대단하구나. 그렇다면 몸과 마음이 잘 닦였다는 이야긴데 그것만 가지고는 앞으로 맞게 될 세 가지의 재난을 막을 수가 없느니라.”


이 소리를 들은 손오공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스승에게 고개를 쳐들면서 반론(反論)을 폈다. “혹시 잘못 알고 말씀하시는 것 아닙니까. 제가 알기로는 도의 길은 수련이 높아져 운기(運氣)를 자유자재로 하게 되면 백병(百病)이 생기지 않는 법인데 어떻게 세 가지 재난인들 생기겠습니까.”


스승은 어처구니가 없는 듯 미소지면서 말했다.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니 아직도 어림없구나. 단전에 축기가 돼서 ‘단’이 형성되면 귀신이 가만 놓아두지 않는다. 귀신의 시험에 빠지게 되면 하늘의 벼락을 맞게 되느니라. 그것을 피하려면 견성명심(見性明心)해야 하느니라. 그렇게 되면 장생(長生)은 무한히 보장된다고 할 수 있느니라. 그러나 그렇게 되더라도 수련중에 불의의 재앙을 받아 온몸이 불살라지는 지경에 빠질 수도 있느니라. 이 불은 예사로운 불이 아니고 발바닥 밑에 있는 용천혈(湧泉穴)에서 불붙기 시작해 정수리의 백회(百會)까지 불태워 오장(五臟)은 재가 되고 사지(四肢)는 못쓰게 돼 그 동안의 공부를 허사로 돌아가게 하느니라.


그 다음의 세번째 재난은 폭풍 같은 바람의 재난인데 이 바람은 보통 바람이 아니라 정수리로 쳐들어와 육부(六腑)를 휘젓고 단전을 통과해 몸에 있는 아홉 개의 구멍 즉 눈과 귀, 코와 입, 항문(肛門)과 요도(尿道)를 결단내고 뼈와 살갗을 해체하는 그런 재난이니라. 이 모든 것을 피할줄 알아야 진정으로 공부했다고 할 수 있느니라.”


이 말을 들은 오공은 온몸이 오싹해옴을 느꼈다. 이마를 땅에 닿도록 부복하면서 스승에게 애원했다. “제가 잘 모르고 헛된 소리를 했습니다. 제발 세 가지의 재난을 피할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시옵소서.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그걸 가르쳐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르쳐 줄테니 잘 들어라”하고 말하면서 오공의 귀에다 입을 대고 비법(秘法) 중의 비법인 72종류의 변화술을 구결(口訣)로 읽어 주었다.


여기서 72란 숫자는 둔갑(遁甲)의 묘술(妙術)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1년의 변화를 나타내는 72후(候)와도 관련된다. 72후란 1년 24절기를 다시 3등분해 닷새를 일후(一候)로 삼은 것인데 1년의 기후를 72번의 변화, 즉 닷새마다 일어나는 날씨의 특징적인 변화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72란 숫자는 우리나라 전통선도에선 비단 변화의 묘술을 뜻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일정기간의 수련을 함축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구한말(舊韓末) 일제의 침략 앞에서 단군의 대종교(大倧敎)를 다시 일으켜 세운 나철(羅喆) 홍암대종사(弘巖大倧師)는 72일간의 단식수행을 통해 성통공완(性通功完)을 이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 72일간의 단식이란 기록은 두 가지의 뜻을 지닌다. 하나는 그와 같은 기록은 세계 최장의 것이며 우리나라 전통수련법의 정통(正統)을 이어 받지 않고는 그것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72일의 수도는 1년이 72후 이므로 그속에 1년 동안의 천지기운을 모조리 내포한다는 뜻 뿐만 아니라 72는 곧 우리의 하느님=한얼님의 중광(重光)을 상징하는 뜻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